무인도에서의 삶이 10년이라는 세월을 맞이했을 때, 주인공은 결정적인 변화를 마주하게 됩니다. 가장 큰 문제는 생존의 핵심 자원이었던 '화약(gunpowder)'이 바닥나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사냥에 의존하던 기존의 방식으로는 더 이상 안정적인 식량 확보가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주인공은 사냥이 아닌 '길들이기'라는 새로운 생존 전략을 모색하기 시작합니다.
주인공은 염소 새끼들을 포획하여 길들임으로써 지속 가능한 식량원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웁니다. 하지만 초기 과정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여러 번의 시도 끝에 함정(trap)은 작동했지만, 정작 염소는 잡히지 않는 상황이 반복되었습니다. 3일간의 끈질긴 시도 끝에, 비로소 함정 안에서 음식을 먹고 있는 염소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주인공은 미리 준비해둔 울타리(hedge)가 있는 여름 거처 근처의 초원으로 염소들을 유인했습니다. 처음에는 염소들이 묶여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주인공은 옥수수와 쌀(corn and rice)을 직접 손으로 먹여주며 신뢰를 쌓아갔습니다. 결국 야생성이 사라지고 길들여진 염소들은 자유롭게 초원을 누비게 되었고, 이는 주인공에게 고기와 우유를 제공하는 중요한 자산이 되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주인공의 농장은 눈에 띄게 성장했습니다. 옥수수와 쌀은 잘 자랐고, 염소 떼는 번성했습니다. 주인공은 스스로를 "성장하는 농장(growing farm)"을 일군 농부로서 자부심을 느끼게 됩니다. 이는 단순한 생존을 넘어선, 환경에 완전히 적응하고 자원을 통제할 수 있게 된 주인공의 내적 성장을 의미합니다.
10년이라는 세월은 주인공의 외형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염소 가죽(goatskin)으로 만든 옷과 커다란 챙이 넓은 모자, 그리고 길게 자란 머리카락과 수염은 그가 문명과 단절된 '표류자(castaway)'임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햇볕에 그을려 붉어진 피부는 고된 섬 생활의 흔적입니다.
주인공은 고향의 유행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며, 사실상 아무도 자신을 볼 사람이 없는 섬에서 외모는 더 이상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반려견인 '폴(Paul)'은 여전히 곁을 지키며 외로움을 달래주었지만, 한때 그의 동료였던 '시피(Shippy)'는 노쇠하여 세상을 떠났습니다. 또한, 주인공은 수년 동안 배가 묶여 있던 장소 근처에도 가지 않을 만큼 과거의 탈출 시도에 대한 트라우마와 섬 생활에 대한 고착된 심리를 드러냅니다.
10년의 세월은 주인공을 사냥꾼에서 농부로, 자연의 포로에서 자연을 관리하는 주체로 변화시켰습니다. 비록 문명과는 완전히 단절된 채 초라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그는 스스로 일궈낸 농장에서 삶의 안정감을 찾았습니다. 이는 고립이라는 극한 상황 속에서도 인간이 어떻게 환경을 개척하고 적응해 나가는지를 보여주는 생존의 기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