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백악관은 '자일라진(Xylazine)'이라는 고중독성 약물로 인한 심각한 위협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6단계 대응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자일라진은 그 치명적인 특성 때문에 흔히 '좀비 마약(Zombie Drug)'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최근 미국 내에서 펜타닐(fentanyl)과 혼합되어 수만 명의 생명을 앗아가는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자일라진은 원래 말이나 개와 같은 대형 동물을 진정시키기 위해 수의사들이 사용하는 '동물용 진정제(animal tranquiliser)'입니다. 의학적으로는 '알파-2 아드레날린 작용제(Alpha-2 andrenergic agonists)' 범주에 속하며, 중추신경계에 작용하여 혈압, 심박수, 체온을 급격히 떨어뜨립니다. 물론 이 약물은 인간에게 사용하도록 설계된 것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사람들은 헤로인, 펜타닐, 코카인, 메탐페타민과 같은 약물과 혼합하여 사용하는데, 이는 자일라진이 마약의 효과를 '증폭(amplifies)'시켜 더 큰 '행복감(euphoria)'과 '이완(relaxation)'을 제공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는 호흡과 혈액 순환을 방해하여 과다복용 및 사망 위험을 극단적으로 높입니다.
자일라진이 좀비 마약이라는 오명을 얻게 된 이유는 그 신체적 증상이 공포 영화를 연상시키기 때문입니다. 사용자는 약물 투여 후 '졸리고(drowsy)', '둔하며(sluggish)', 마치 '무아지경(trance)' 상태에 빠진 듯 생기가 없는 모습을 보입니다. 특히 약물을 주사할 경우 피부에 '끔찍한 좀비 같은 상처(gruesome zombie-like wounds)'가 생깁니다. 이 상처들은 제대로 치유되지 않고 '감염되어 썩어 들어가며(infected and rot away)', 심한 경우 '절단(amputation)'에 이르게 됩니다. 필라델피아의 현장 전문가들은 이 약물에 중독된 이들이 더 이상 삶의 이유를 찾지 못하고 죽음만을 기다리는 비참한 상태에 처해 있다고 경고합니다.
자일라진은 2000년대 초 푸에르토리코에서 처음 헤로인과 혼합된 형태로 발견되었습니다. 이후 '들불처럼(spread like wildfire)' 미국 전역으로 퍼져나갔으며, 2020년에는 미국 마약단속국(DEA)에 의해 36개 주와 워싱턴 DC에서 검출되었습니다. 당시 미국 내 전체 약물 과다복용 사망 사건의 약 7%가 자일라진과 관련이 있었으며, 펜실베이니아나 오하이오 같은 일부 주에서는 사망자의 4분의 1 이상에서 자일라진이 확인되었습니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북미를 넘어선 확산입니다. 2023년 5월, 영국 킹스 칼리지 런던의 연구원들은 43세 약물 사용자의 사망 원인을 조사하던 중 자일라진의 흔적을 발견했습니다. 이는 자일라진이 이제 북미 대륙을 넘어 전 세계적인 공중보건 위협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자일라진은 단순히 마약의 한 종류를 넘어, 사용자에게 신체적 괴사와 죽음을 초래하는 치명적인 물질입니다. 이를 혼합하여 유통하는 방식은 약물 중독자들을 더욱 위험한 상황으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이 '좀비 마약'의 확산은 현대 사회가 직면한 가장 긴급하고 위험한 보건 문제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