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슨 크루소와 프라이데이는 긴 세월 동안 이어온 섬 생활에서 벗어나기 위해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 수확물을 정리하고 여행에 필요한 식량을 비축하며 떠날 채비를 하던 중, 평온하던 일상은 프라이데이의 다급한 외침과 함께 완전히 뒤바뀌었다. "Robinson! Come quickly! There's a boat out here!"라는 프라이데이의 목소리는 30년 만에 처음으로 마주한 외부인, 즉 영국 선박의 등장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로빈슨과 프라이데이는 조심스럽게 관측 언덕(lookout hill)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목격한 광경은 결코 우호적인 상황이 아니었다. 영국 선박에서 내린 거칠고 화가 난 무리들은 세 명의 포로를 강제로 해변으로 끌고 나왔다. 이 포로들은 "hands and feet bound" 상태로, 뜨거운 태양 아래 음식과 물도 없이 방치된 채였다. 로빈슨은 이 상황이 결코 평범한 무역로에서 일어날 일이 아님을 직감하며, 이들이 섬에 온 목적이 불순함을 깨달았다.
로빈슨은 프라이데이와 함께 은밀하게 해변으로 접근했다. 처음에 포로들은 갑자기 나타난 야생적인 모습의 로빈슨을 보고 크게 당황하여 대답조차 하지 못했다. 로빈슨은 그들에게 해를 끼칠 의도가 없음을 밝히며, 프라이데이를 시켜 그들의 결박을 풀게 했다. 자유를 되찾은 포로 중 한 명은 자신이 이 배의 선장임을 밝히며, "There was a mutiny on board"라고 고백했다. 선원들이 항로를 이탈하여 반란을 일으켰고, 그 결과 선장과 두 명의 일등 항해사가 이 무인도로 끌려오게 된 것이다.
포로들의 정체는 캡틴 월시(Captain Walsh)와 그의 일등 항해사들인 모건(Morgan)과 페이스(Pace)였다. 로빈슨 크루소는 그들에게 즉시 이곳을 떠나야 한다고 경고했다. "We need to get you three out of here before they get back"이라는 로빈슨의 말처럼, 반란을 일으킨 선원들이 섬을 탐색하고 돌아오기 전에 그들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키는 것이 급선무였다. 30년의 고립 생활 끝에 로빈슨 크루소는 이제 자신의 운명을 바꿀지도 모를 새로운 동맹들과 조우하며, 섬을 떠나기 위한 긴박한 투쟁의 서막을 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