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계획 A(Plan A)'에 지나치게 집착하며 살아간다. 결혼하여 공원 근처에 집을 마련하고, 금융업에 종사하다가 자선 사업으로 전환한 뒤, 노후에는 바닷가 오두막에서 그림을 그리며 손주들을 돌보는 식의 완벽한 각본을 짠다. 혹은 유명한 배우가 되어 내면을 성찰하는 드라마에 출연하고, 나중에는 제작자나 멘토가 되는 미래를 꿈꾼다. 그러나 현실은 우리가 세운 정교한 계획을 비웃듯 무너뜨린다. 암에 걸리거나, 해고를 당하거나, 실언을 하거나, 파산하거나, 혹은 이명이나 조울증과 같은 예기치 못한 시련이 닥친다.
저자는 우리를 "78개의 주요 장기가 언제든 화려하고 빠르게 고장 날 수 있는" 존재이자, "날카롭고 무작위적인 우주를 떠도는 취약한 신경과 뉴런의 묶음"이라고 정의한다. 수백만 명의 타인들이 우리의 열망과 충돌하는 세상 속에서, 무언가가 잘못될 확률은 엄청나며 실제로 그것은 반드시 일어난다.
우리는 꿈을 실현하는 교육만큼이나 '대안(Alternatives)'을 마련하는 교육이 절실하다. 첫 번째 결혼이 파탄 나거나, 스캔들이 터지거나, 간 기능이 정지하거나, 시력을 잃거나, 가장 친한 친구들이 세상을 떠날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삶의 핵심은 계획 A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그것을 "잠정적이고 가볍게(tentative and light)" 유지하는 것이다. "지금 현재 이 사람과 결혼 생활을 하고 있고, 지금 이 집에서 살고 있으며, 현재 이 정도의 평판을 유지하고 있다"는 인식, 즉 아무것도 보장된 것이 없다는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다행히도 우리의 생존 조건은 우리가 믿었던 것만큼 고정되어 있지 않다. 우리는 죽음의 순간이 오면 그것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존재들이다. 이 "과소평가된 현실적 근육(underused realistic muscle)"으로부터 우리는 어려운 상황을 수용할 수 있는 놀라운 능력을 발휘한다.
우리는 두 다리로 평생 걸을 것이라 믿었지만, 한 다리로 살아가야 할 때 적응한다. 항상 말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컴퓨터로 의사를 표현해야 하는 상황을 받아들인다. 다시는 혼자가 되지 않을 것이라 상상했지만, "혼자를 위한 요리(cooking for one)"를 시작한다. 사랑하는 이들이 먼저 떠날 것이라 생각했지만, 이제 그들의 장례식을 준비한다.
결국 우리가 유일하게 신뢰할 수 있는 예측은 "삶이 끊임없는 독창성으로 우리의 가장 정교한 예측을 항상 앞지를 것"이라는 사실뿐이다. 우리가 세운 계획 A가 무너질 때, 우리는 그 자리에 새로운 대안을 세울 준비를 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삶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진정한 생존의 기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