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자 아사르 린드벡(Assar Lindbeck)은 시장 지향적인 성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임대료 통제(rent control) 정책에 대해서는 매우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했습니다. 그는 “폭격을 제외하고 도시를 파괴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임대료 통제”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습니다. 린드벡이 이 발언을 할 당시 염두에 두었던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입니다.
스웨덴의 인구는 약 1,000만 명입니다. 2019년 당시 스톡홀름에서 아파트 입주를 기다리는 대기자 수는 약 55만 명에 달했습니다. 이는 전체 스웨덴 인구의 5%에 해당하는 엄청난 숫자입니다. 그러나 룬드 대학교(Lund University)의 시장 설계(market design) 전문가 토미 앤더슨(Tommy Anderson) 교수에 따르면,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현재 스톡홀름의 아파트 대기자 수는 80만 명을 넘어섰으며, 이는 주택 공급 시스템이 수요를 전혀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적 붕괴 상태임을 시사합니다.
스웨덴은 전국적인 임대료 통제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 시스템의 핵심은 '단체 교섭(collective bargaining)'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입니다. 스웨덴의 임대료는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노사 협상과 유사한 방식의 단체 교섭을 통해 결정됩니다. 이러한 시스템은 임대료를 낮게 유지하여 세입자를 보호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는 시장의 역동성을 저해하고 주택의 신규 공급을 가로막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토미 앤더슨 교수가 강조하는 '시장 설계'의 관점에서 볼 때, 현재 스웨덴의 임대료 시스템은 자원 배분의 효율성을 완전히 상실했습니다. 시장 가격이 신호(signal) 역할을 하지 못함에 따라, 주택 건설사들은 새로운 아파트를 짓는 데 매력을 느끼지 못하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80만 명에 육박하는 대기자라는 비극적인 수치가 발생하게 된 것입니다. 린드벡이 경고했던 '도시 파괴'는 물리적인 파괴가 아니라, 주택 시장의 기능 마비와 그로 인한 사회적 비용의 증대를 의미하는 것이었습니다.
스웨덴의 사례는 강력한 임대료 통제가 단기적으로는 세입자에게 혜택을 주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장기적으로는 주택 공급 부족과 대기열의 폭발적인 증가를 야기한다는 명확한 교훈을 줍니다. 시장의 자율성을 무시한 채 단체 교섭에만 의존하는 방식은 오늘날 스웨덴이 직면한 주택난을 해결하기에 역부족이며, 보다 근본적인 시장 설계의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