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택시 승강장에서 손님을 기다리던 블랙 뷰티 앞에 낡고 초라한 마차가 다가왔습니다. 그곳에 매여 있던 말은 뼈가 앙상하게 드러나고, 털은 더러우며, 무릎은 망가지고 앞다리는 휘청거리는 늙은 밤색 말이었습니다. 블랙 뷰티가 먹다 남은 건초를 그 말이 허겁지겁 집어 먹는 모습을 보며 낯익음을 느낀 순간, 그 말은 블랙 뷰티를 향해 “블랙 뷰티, 너니?”라고 물었습니다. 그 말은 다름 아닌 과거의 친구 진저였습니다.
과거 아름답게 굽어 있던 진저의 목은 이제 곧게 펴져 힘없이 늘어졌고, 다리는 고된 노동으로 퉁퉁 부어 있었습니다. 한때 생기와 행복으로 가득 찼던 얼굴에는 고통만이 가득했습니다. 진저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기침을 멈추지 못했고, 이는 그녀의 호흡기가 얼마나 악화되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진저는 블랙 뷰티에게 자신이 겪어온 비참한 세월을 털어놓았습니다. 블랙 뷰티와 헤어진 후, 그녀는 여러 주인을 거치며 끊임없이 팔려 다녔습니다. 매번 혹사당하고 온몸이 쑤시는 고통 속에서도 휴식은커녕 매질을 견뎌야 했습니다. 진저는 “그들은 나를 채찍질하고 혹사하며, 내가 어떻게 고통받는지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매일이 지옥 같은 삶이었음을 토로했습니다.
과거 부당한 대우에 맞서 당당하게 행동하던 진저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블랙 뷰티가 왜 더 이상 자신을 지키지 않느냐고 묻자, 진저는 “인간은 더 강하고, 그들이 비열하고 감정이 없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라며 체념 섞인 대답을 내놓았습니다. 진저는 자신의 비참한 운명을 받아들인 채, 유일한 친구인 블랙 뷰티를 다시 만난 것에 작은 위안을 얻을 뿐이었습니다. 곧이어 마부가 나타나 거칠게 고삐를 잡아당기며 진저를 끌고 떠났고, 블랙 뷰티는 깊은 슬픔에 잠겼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블랙 뷰티는 죽은 말을 실은 마차가 지나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말은 긴 목과 이마의 흰 줄무늬를 가진 늙은 밤색 말이었습니다. 블랙 뷰티는 그것이 진저임을 직감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슬퍼하기보다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녀의 고통이 끝났기를 바랐다”는 블랙 뷰티의 독백처럼, 죽음만이 진저를 그 잔혹한 세상과 고된 노동으로부터 자유롭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안식처였기 때문입니다. 이 짧은 재회는 인간의 잔인함이 어떻게 고귀한 생명을 파괴하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며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