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onomist Intelligence Unit(EIU)이 매년 발표하는 '글로벌 라이브빌리티 랭킹'은 전 세계 도시들의 삶의 질(Quality of Life)을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2023년 6월에 발표된 최신 보고서는 도시 순위의 급격한 변화와 함께 현대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도전 과제를 명확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2023년 평가 대상이 된 173개 도시 중 세계 최고의 살기 좋은 도시로 선정된 곳은 오스트리아의 수도 **비엔나(Vienna)**입니다. 비엔나는 EIU의 라이브빌리티 척도에서 98.4점이라는 압도적인 점수를 기록하며 5년 중 4번이나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비엔나의 이러한 성공 요인은 다음과 같은 5가지 범주에서 기인합니다:
특히 보고서는 비엔나의 지속적인 '안정성(stability over the years)'과 '의료 시스템의 상당한 개선(significant improvement in its healthcare system)'을 주요 강점으로 꼽았습니다. 그 뒤를 이어 코펜하겐(Copenhagen)이 인프라와 문화적 영향력을 바탕으로 2년 연속 2위를 차지했으며, 멜버른과 시드니가 3, 4위를 기록하며 호주 도시들의 전통적인 강세를 증명했습니다.
이번 랭킹에서 가장 눈에 띄는 현상은 영국 도시들의 급격한 순위 하락입니다. 런던(London), 에든버러(Edinburgh), 맨체스터(Manchester)는 2022년 대비 가장 큰 폭으로 순위가 떨어진 도시 상위 10곳에 모두 이름을 올렸습니다. 특히 에든버러는 35위에서 58위로 무려 23계단이나 하락했습니다.
이러한 하락세는 비단 영국만의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스톡홀름, 로테르담, 리옹과 같은 서유럽 도시들도 순위가 크게 떨어졌으며, 프랑크푸르트와 암스테르담은 상위 10위권 밖으로 밀려났습니다. EIU 보고서는 이러한 현상의 주된 원인으로 '노동자 파업(worker strikes)'과 '시민 불안(civil unrest)'을 지목하며, 이것이 도시의 '안정성(stability)'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습니다.
영국 도시들의 순위가 하락했다고 해서 반드시 삶의 질이 절대적으로 낮아진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런던은 순위상으로는 12계단 하락하여 46위에 머물렀지만, 인덱스 점수는 오히려 0.6점 상승했습니다. 이는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 특히 아시아와 중동 지역의 도시들이 더 빠른 성장과 개선을 이루어내며 영국 도시들이 이를 따라잡지 못했음을 시사합니다.
반면, 순위 하단부에는 전쟁과 내전의 상흔이 깊은 도시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2022년 평가에서 제외되었던 키이우(Kiev)가 2023년 다시 랭킹에 포함되며 173개 도시 중 165위를 기록했습니다. 가장 살기 힘든 도시로는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Damascus)가 2015년 이후 줄곧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전쟁으로 황폐해진(war-ravaged)' 환경과 '반복되는 내전(repeated civil wars)'이 도시의 거주 적합성에 얼마나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결론적으로, 2023년 EIU 랭킹은 단순히 도시의 순위를 매기는 것을 넘어, 정치적 안정과 인프라 구축이 현대 도시의 라이브빌리티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임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습니다.